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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트럼프 “北에 납북자 문제 제기할것”… 비핵화外 인권도 압박

(동아일보, 2018.4.20) 트럼프-아베 ‘마러라고 정상회담’

 
불화설 의식했나… 멜라니아 손잡은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17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휴양시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손을 잡은 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와 산책하고 있다. 팜비치=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을 위해 납치 문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5월 또는 6월 초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대응 방안으로 북한 핵·미사일 계획의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를 지향한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날 회담은 처음 양 정상 간에 55분간 진행된 뒤 1시간 10분 동안 소인수 회담으로 진행됐다. 소인수 회담엔 일본 측에서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副)장관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이, 미국 측에선 존 설리번 국무장관대행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그리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총리와 같은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 넥타이를 매고 기자들 앞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등 대화 국면에서 일본이 소외되고 있다는 ‘저팬 패싱’ 우려를 해소하려는 듯 자신과 아베 총리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매우 매우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시종일관 ‘도널드’로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다. 

아베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국제사회를 리드해 압력을 최대한으로 높인 결과, 북한이 대화를 요청해왔다. 우리의 접근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결단한 대통령의 용기를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은 북한 문제에서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 제기를 요청하자 “납북 일본인 문제를(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해결해야 할 때다. 일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기쁜 표정으로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얼마나 걱정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외에 일본인 납북자와 억류 미국인 등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문제가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혹 가능하다면, 시간이 된다면 우리는 내일 아침 살짝 빠져나가 (아베 총리와) 골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회동 요청을 한 차례 거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제안하자 미일 간 밀월 분위기를 깰 것을 우려해 받아들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얘기를 꺼내자 옆에 서 있던 아베 총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정상회담을 끝낸 뒤 만찬을 앞두고 두 정상은 부부 동반으로 별장 앞 잔디밭을 함께 거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직 *** 여배우와의 스캔들로 인한 불화설을 불식하듯 멜라니아 여사의 손을 잡고 등장했다. 아베 총리는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 스캔들의 주인공 아키에(昭惠) 여사와 손을 잡지는 않았으나 아키에 여사가 잔디밭에서 나올 때 넘어지지 않도록 손을 내밀기도 했다.

소인수 회담에 참석한 니시무라 관방부장관은 이날 회담에 대해 “대부분 북한 문제였다”며 이틀째가 되는 18일 워킹런치에서는 통상문제가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sya@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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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80419/89680681/1#csidxa19c6d38a24d35bb6d7939a3eb39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