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열린장관실

1.
반갑습니다. 통일부 장관 권영세입니다.

먼저, 여러 활동으로 바쁘신 와중에도 통일미래기획위원회의 중책을 맡아주신 김영호 위원장님, 김천식 정치·군사분과위원장님, 김병연 경제분과위원장님, 현인애 사회·문화분과위원장님, 이정훈 인도·인권분과위원장님, 김재천 국제협력분과위원장님을 비롯한 서른 네 분의 위원님들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한 분 한 분 모든 위원님들이 통일·외교·안보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이신 만큼, 새로운 통일미래를 열어 나가려는 정부의 노력에 지혜와 역량을 보태 주시기 바랍니다.

2.
사실, 광복 이후 지난 8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반도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만, 최근 정세는 그야말로 격랑의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북관계도 그 어느 때보다 차게 얼어붙어 있지만, 우리를 둘러싼 국제질서도 세계사적 전환의 시대라 할 만큼 급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역사적 갈림길에 선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를 후손들에게 이어주고 더 큰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여는 것이 우리 세대에 주어진 막중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궁극적 해답은 결국 통일 대한민국을 이루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 여정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북한은 대화와 협력, 평화와 공존의 길을 거부하고 강압과 기만, 대결과 고립의 길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북한의 ‘잘못된 행태’를 경험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대북 불신과 실망이 커지고 있고, 이것이 통일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도 북핵 등 당면한 북한문제 관리에 집중하다보니, 한반도의 평화통일이라는 근본적인 해법까지는 관심이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꽉 막힌 남북관계 등 현실의 문제를 푸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가 꿈꾸는 통일한국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집을 짓거나 길을 낼 때 정확한 설계도가 기본이 되는 것처럼, 통일로 나아갈 분명한 목표와 과정을 담은 청사진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한반도의 미래를 그리고 다양한 실현 방안들을 찾아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님 말씀처럼, 통일은 준비될 때만 실현될 수 있는 일인 만큼, 정부를 비롯한 시민사회, 학계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새 길을 찾아야 합니다.

통일미래기획위원회에 그 핵심 역할이 주어져 있는 만큼, 위원님 여러분께서 큰 사명감을 갖고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3.
앞으로 위원회가 중점적으로 다룰 ｢신통일미래구상｣은 통일의 당위론과 편익론 등 기존의 통일담론을 아우르면서 통일의 가치, 지향, 전략 등 통일미래의 총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관련하여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자유·인권‧소통‧개방 등 인류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는 통일미래의 바람직한 모습과 이를 이뤄나갈 구체적 전략을 제시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한반도 평화통일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며 세계사적 발전을 이끌어 가는 21세기의 시대적 과제라는 점에서 접근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의 모든 차이를 초월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이 공감하고 존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통일정책 기반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갈등과 대립으로 소진하지 말고 통일동력으로 키워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국민과 국제사회가 함께할 수 있는 통일정책이 되도록 국내외의 다양한 목소리가 오고가는 소통의 통로 역할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끝으로, 북핵문제 해결이 통일미래의 출발점인 만큼 ｢담대한 구상｣의 실천을 위한 이행계획의 구체화와 공론화에도 많은 조언과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정부는 여러분의 제안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참여와 활동에 감사드리며, 이 자리가 통일한국의 첫 걸음으로 기억되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