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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남녀] 13부 천천히 따뜻해 지는 사랑도 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자
장수민
작성일
2020-10-23
조회수
7994

맛난 남녀

13부 천천히 따뜻해지는 사랑도 있다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이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여보세요
어디에요? 오늘 촬영 안 해요?
어! 피디님한테 전화 안 받았어요?
나 지금 이북 손 만두에요
우리 아이템 바뀌었어요 만두에서 온반으로 피디님이 연두 씨한테 직접 말한다고 했는데
거기 어디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
왜 만두 안 찍어요? 사장님도 아침에 일방적으로 연락받았다고 황당하다고 하던데
왜 그런지 알잖아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미리 연락 못 한 건 미안한데 오늘부터 연두 씨랑 방송같이 안 하기로 했어요
내가 몇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연락은 해줄 수 있잖아요
바빠서 깜박했나 보네요
피디님이 연두 씨 콜라보 영상 보고 급하게 촬영일자 바꾼 거예요 조회 수가 워낙 많아가지고
저의로써는 무시할 수 없었어요
피디님 화 많이 나셨어요
평양 온반 네 개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식사 좀 하시고 가시면 좋을 텐데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요
다음에 손님으로 올게요
알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얘기 좀 해요
재방송이 이렇게 피해가 될 줄 몰랐어요
그래요?
원래는 방송 끝나고 업로드하려고 했는데 막먹남이 올렸더라고요 저도 지금 막아놨어요
아이템 겹치면 피해 갈 거라는 거 연두 씨도 알았네요
그건~ 꼭 만두여야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다른 걸로 해도 되는 걸 너희들 당해봐라 모 작정하고 한거 아니고요?
제가 왜요? 제가 방송 잘려서요? 아님 피디님한테 차여서요?
그건 당사자가 제일 잘 알겠죠
손 만두 촬영 결정되기 전에 이 아이템으로 결정했고요 촬영 일정표 보고 다른 아이템으로 바꾸러고 했는데
막먹남이 방송 끝나고 우리 방송하면 된다고 한 거예요 절대 피디님이나 방송에 피해주려고 한건 아니라고요
치사하다
됐고요 어차피 그만두려고 했으니깐 괜찮아요 저 구독자 수도 너무 늘어서 영상도 올려야 하고
제 이름으로 식당도 낼 생각이거든요
잘 되었네요 잘해봐요
그리고 이건 그동안 잘해주시고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던 나침판이에요 피디님도 이거 보고 꿈을 찾길 바라요
필요 없어요
남의 꿈 걱정하지 말고 연두 씨나 잘 살아요
운동화 빨고 먹방으로 때 돈 벌겠다는 허황된 꿈 식당에서 돈이나 받는 주제에 한심하다 정말
장사가 쉬운 줄 알아요?
경험도 없이 자기 이름 내건 식당?
그렇게 당해보고도 몰라요?
진짜 너무하네
나 모 한 거니
그만두고 싶다고 말만 하고 그 세계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당신이 나보다도 불쌍하고 한심해
당신 입맛을 잃은 이유 불행을 안고 사는 이유 꿈만 꾸고 행동은 하지 않기 때문이야
피디님은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아니에요
왜 안 오세요?
먼저 준비하고 있어
연두 씨는요 이야기 잘 돼...
김이 나지 않는 미지근한 온반은 그 사람과 나 같다 처**터 차가웠던 음식은 없다
처음에는 뜨겁고 맛있던 음식도 시간이 흐르면 식고 딱딱해지고 맛이 없어진다
그런데 가끔은 식고 차가워진 음식을 *으며 나를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아주 가끔은 식은 국이나 굳는 밥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에필로그
맞춤법검사기 결과 영역
평양 온반은 밥에 닭이나 꿩 또는 쇠고기를 고아 우려낸 물을 얻은 잡곡밥으로 겨울철에 먹는 별미다
평양 외 다른 북한 지역들에서도 존재하는데 보통 고기와 채소를 기본으로 하지만 지방에 따라 국물의 재료나 고명의 재료가 달라 다양한 맛을 내기도 한다

차가운 몸과 마음을 서서히 녹이는 따뜻한 한 끼처럼 때로는 천천히 따뜻해지는 사랑도 있다.
먼 옛날 평양 관광에 형달이라는 총각과 의경이라는 처녀가 살았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허드렛일을 하며 살던 두 사람은 가난했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다
어느 해 추운 겨울 형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에 같이 크게 되자 의경은 눈물로 지내는데
이를 가엽게 여긴 이웃들이 밥과 전등 잔치 음식을 챙겨주었고 의경은 여기에 뜨거운 국물을 부어 형달에게 가져다주었다 추운 감옥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던 형들은 그 음식을 먹고 온몸이 따뜻해졌다
정신없이 먹고 난 뒤 감사의 말을 하며 방금 먹은 것이 무엇이냐 물으니
그리운 마음에 두서 없이 싸 들고 온 음식이라 선 듯 대답을 못하다가 얼핏 떠오르는 생각에 따뜻한 밥 온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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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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